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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 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우울장애 등 주요 정신질환에 대한 평생 유병률은 27.8%로 성인 4명 중 1명이 평생에 걸쳐 한 번 이상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급변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삶의 복잡성,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가치관의 혼란, 의사결정의 곤란성, 피상적인 인간관계 등과 관련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심리상담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을 인지하고 상담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추천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자각', 심리상담

상담이란 한 사람의 전인적 발달을 돕는 과정으로, 로저스는 ‘훈련된 상담자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내담자의 관계를 토대로 상호작용의 과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상담의 심리적 조력과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담관계에서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관계를 지향하며, 상담 과정에서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이 어떠한 것일지라도 개방하도록 하고 수용합니다. 인간의 지적, 정서적, 행동적 요인 중 한 요인만을 강조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하나의 전체 속에서 균형 있게 다룹니다. 상담에서는 언어로 표현되는 내용뿐만 아니라 표정,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인 표현을 중시하며, 그에 함축된 정서나 무의식적 동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을 통해 이뤄집니다. 무엇보다 상담에는 분명한 구조가 있습니다. 상담에서는 내담자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으며, 상담자와 내담자의 역할과 한계에 대해 분명히 언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담자로 하여금 심리적 조력이 어떤 구조에서 이뤄질 것인지 명백하게 알도록 하는 것을 구조화라고 하며, 내담자와 상담자가 합의한 목표, 내담자의 긍정적인 변화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 협동적인 조력관계가 특징입니다.

상담은 내담자와 상담자의 상호작용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과정에서 '자각'이 함께 동반됩니다. 자각은 감각, 감정, 인지, 지각, 행동 차원들을 모두 포함하는 다차원적인 지각을 뜻하는 것으로, 이러한 복합적인 의미를 가장 잘 살리는 개념으로 ‘알아차림’이 있습니다. 알아차림은 자신의 삶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내적, 외적 현상을 방어하거나 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지각하고 체험하는 것입니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창시자인 프리츠 펄스는 '알아차림', 즉 자각 그 자체가 상담적 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게슈탈트 이론에서의 알아차림은 ‘현상 알아차림’과 ‘행위 알아차림’으로 나누어집니다. 현상 알아차림은 신체감각, 욕구, 감정, 환경, 상황, 내적인 힘에 대한 알아차림으로 나눌 수 있으며, 어느 한 영역에 대한 알아차림은 다른 영역의 알아차림을 증진시켜 준다고 합니다.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자연스럽게 지각하고 체험하는 것이므로 환경과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통합체로 머물 수 있습니다. 이런 자각을 토대로 우리는 해결되지 않은 마음속의 과제를 해소할 수 있으며, 삶의 과정에서 지혜를 발달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개구리를 잡아서 뜨거운 물에 넣으면 개구리는 바로 물 밖으로 도망쳐 목숨을 구합니다. 그러나 미지근한 물에 넣어두고 서서히 온도를 올리면 개구리는 도망갈 생각을 못하고 자기고 모르게 서서히 죽어갑니다. 내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못한 채 문제의 상황을 방치해 두면 스트레스는 점점 커지고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그러나 알아차림을 통해 문제를 바로 대처함으로써 괴로운 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상담에서 상담자는 질문과 상호작용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내면을 알아차릴 수 있게 조력합니다. 이렇듯 상담은 자각을 통해 내담자 스스로가 효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도록 돕는 과정이며, 상담하는 동안 개인은 다양한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기릅니다. 그러므로 상담은 자각확장을 목적으로 궁극적인 인간의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즉 개인이 행복한 생활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행동을 감소·제거시켜 행동변화를 일으키고,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함으로써 정신건강에 조력하고 있습니다.

 

게슈탈트

 

현시대의 상담의 중요성

인간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육체적 건강과 더불어 심리적, 정서적 안정과 활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현대로 접어들면서 마음의 상처는 많이 받으면서도 치유의 방법들은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 현상의 이유로는 기계 문명이 고도로 발전됨에 따라 인간은 컴퓨터나 AI를 상대하는 기회나 시간이 많아짐에 따라 인간 사이의 교류가 줄어들고, 인간의 노동가치가 감소됨에 따라 소외감, 무력감, 고독감 등이 증가되고, 비혼, 저 출산으로 인한 가족구조 변화는 인간 소외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치유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 심리상담은 문제해결을 도울 뿐만 아니라 예방하고, 발달과 성장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나 사회의 차원에서 볼 때도 매우 중요한 활동입니다.

 

인간의 기본권을 위한 상담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천천히 성장해 가는 느낌이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천천히 각자의 발달 단계를 지나고 힘든 과정들을 거치면서 성격이 형성되고,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로저스는 성공적인 삶 혹은 이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만족한 역할수행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역할수행자로 되어가는 과정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첫째, 경험의 개방성이 증가되어 간다. 둘째, 삶이 순간순간에서 보다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자신의 유기체에 대한 신뢰를 증대해 간다. 결국 만족하게 역할 수행하는 인간으로서의 성장과정에 있는 사람은 보다 자유롭고, 창조적이며, 타인을 신뢰하며, 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상담은 자각확장, 성장과 발달이라는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상담은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분기점인 것 같습니다.

 

사회문제에 대한 예방적 차원에서의 상담

현재 한국사회는 흙수저 대 금수저, N포 세대의 등장, 맘충, 여혐 등의 집단갈등과 OECD 자살률 1위, 청소년 폭력 급증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문제들에 대한 개인적, 미시적 접근은 그 효과에 한계가 있으며, 내담자 및 지역사회에 대한 심리교육, 워크숍 개최, 국회의원과의 협조관계 구축, 법률가 등과의 협업 등의 접근이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질 때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습니다. Albee(2000)는 환경이 개인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고 나서야 도움이 주어지는 방식의 전통적인 치료모델은 내담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불평등과 가난, 차별, 착취, 편견 등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언급하며, 치료모델을 넘어선 예방적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Kiselica(2004)는 학교폭력, 학교부적응, 미혼모 등의 문제를 예방하는 것이 감기나 다른 전염병을 예방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치료적인 접근 외에 예방적 접근을 상담전문가의 역할로 포함했습니다. 상담의 예방적 접근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문제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함으로써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고 사회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치료모델과는 다른 의미에서 내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용한 접근입니다.

 

* 참고문헌 *

<성인들의 심리상담에 대한 인식: 원형연구방법을 활용하여>, 한국심리학회지 Vol.35, 2023

<심리상담법 제정의 필요성과 방향>, 국민대학교법학연구소, 2023

<사회정의와 상담심리의 역할>, 한국심리학회지 Vol.30, 2018

<상담심리학의 현재와 미래과제>, 한국심리학회지 Vol.30, 2018

<상담에서 내담자 자각경험의 변화>, 영남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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